오늘 저녁 어떤 책의 한 구절이 다시금 새로운 마음가짐을 갖게 한다.

교회사역의 '보편성'과 '특수성'을 저자는 '하나님은 무엇을 하고 계신가?'와 '하나님은 무엇을 원하시는가?'의 구체적인 문장진술로 대신 질문하고 있다. 

갑자기 멍해진다. '지금 하나님은 이 곳에서 무엇을 하고 계실까?', '그리고 무엇을 하고 싶어하시지?'


요즈음 가장 많이 하는 기도는 '섬길 수 있는 길을 볼 수 있는 지혜'를 달라는 것과 '함께 섬길 자들을 보내달라'는 두 가지이다. 

그 어떤 기도도 조바심이나 불안함에 하는 기도는 아닌 것 같고 정말로 오랜만에 하나님 앞에서 깊게 간절히 던지는 질문의 기도이기에 시간이 더디 걸릴지라도 기대가 되는 질문들인 것 같다. 


-적응기

이제 제법 동네 생활에 익숙해지고 있다. 며칠전 날이 따뜻해지면서 갑자기 부화한 수천마리의 '깔따구'를 보며 경악을 금치 못하던 아내에게는 미안할 정도로 이곳의 생활이 즐겁고 나에게 꼭 맞는 옷을 입는 느낌이다. 나의 고향 'llanelli'의 분위기도 나고 ^^ 강건너 장을 보러가기 위해 아내의 자전거에 바구를 달아주었다. 그리고 이제 날이 풀리면 아이들과 함께 자전거로 캠핑도 다녀 볼 요량으로 아이들에게 집중훈련?을 시키고 있는 중이다. 이제 막 자전거를 배운 윤서를 꼬셔서 7km정도 강변을 달리며 마치 숨겨져 있는 비밀의 저택을 찾아내듯이 호기심과 모험심으로 새로운 장소를 찾아다니기도 한다. 그러다가 정말 '센과 치히로의 행방불명'에나 나올 듯한 일본식 건축물을 마주하고 서로 신기해하기도 했다.


아이들과 도서관에 대출카드를 만들고 철학책 몇권 빌려보려고 책을 찾다가 이 곳 시골 도서관에 몇몇의 은둔 고수들이 살고 있음을 직감했다. 각 철학자 별로 꽤 디테일한 책들이 책장을 가득 메우고 있었다. 결국 내가 찾는 책은 찾지 못했지만 그래도 가끔씩 조용히 씨름할 수 있는 좋은 책들이 있음에 감사하게 된다. 


어제는 아이들이 다니는 학교에 윤서 담임선생님을 만나러 갔다. 목사님 아들이며 동생도 목사인 윤서네 담임 선생님에게 또 다른 목사가 나타난 것이다. 학교에 처음 들어섰을 때 무엇인가 묘한 감정을 느꼈다. 그것은 이전에 윤서, 수아가 대원외고 옆에 있는 학교를 다닐 때 느낄 수 없는 광경이었다. 그것은 바로 '운동장에서 많은 아이들이 놀고 있다!'는 것이다. 나도 모르게 웃음이 나왔다. 수아는 엄마 아빠가 온 줄도 모르고 까불이 남학생들과 함께 얼음땡을 하고 있다. 윤서는 역시나 운동장에서 찾아볼 수 없었다. 도서관 어딘간에 쭈그리고 앉아 책을 보고 있겠지. 


요즈음 될 수 있으면 삶의 패턴을 단순화하려고 하고 있다. 저녁은 가족과 함께 먹으면서 아이들과 시간을 많이 보내고 있다. 요즈음 아이들이 기타배우기에 열심이다. 신기한것은 아이들 기타가 느는게 아니라 가르치는 아빠가 아는 대중가요곡이 늘어난다는 것? ㅎㅎㅎ 집에 방문하시는 분들께 가족의 연주를 들려드립니다. 하하


사순절 기간이어서 매일 아이들과 저녁에 정해진 본문으로 성경을 읽고 있다. 특별히 요즈음 '삼위일체' 하나님에 대해 묵상을 많이 하게 되는데 지난주일 설교도 '새계명'과 관계된 삼위일체 하나님의 이야기였다. 삼위일체의 하나님께서 온전한 관계 속에서 사랑을 행하시는 분인 것처럼 우리 가족이 먼서 서로 그 사랑을 닮아가고 그 사랑이 주위 이웃에게 그리고 세상에 흘러가는 것 그것이 바로 제자의 삶임을 아이들과 함께 나누고 있다. 그리고 동시에 기도제목이기도 하다. 어떻게 하면 하나님의 삼위일체적 사랑을 흘러보낼 수 있을까? 그 방법은 무엇일까? 내일 예배를 드리고 함께 기도하며 계속 묻고 묵상할 과제인 것 같다.


모두들 그분의 사랑의 관계속에서 평안한 안식 누리시는 주일 되소서 


p.s.

박근혜 구속수사

명성교회 세습반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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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joshuai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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