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께 떠나기

Hwang's Family 2016. 8. 14. 12:15


2번의 필기시험...

운전면허를 취득했을 때의 일이다. 사실 취득하기 몇년전에 필기시험을 한번 봤었는데 기회가 생기지 않아 실기시험을 못봐서 유효기간이 만료되었다. 다시 필기시험을 보고 운전면허를 취득했던 21세기 이전?의 이야기가 생각난다.


3번의 영어시험...

2005년 봄, 윤서가 태어나기 전 혼자의 시간을 당분간 누릴 수 없다는 생각에 경험삼아 보았던 IELTS시험, 그 시험 점수가 유효해서 2007년에 글로스터에서 선교학 석사공부를 할 수 있는 기회가 생겼다. 하지만 그 당시 신학에 관한 학문적 배경이 부족하고 파트타임으로 공부하는 것에 한계를 느끼고 공부를 중단할 수 밖에 없었다. 그리고 다시 기회가 주어진다면 신학 공부를 하게 해달라는 기도를 했었다.


2010년 봄, 영국에서의 사역이 한텀 끝나면서 신학 공부의 기회가 생겼다. 또 다시 보게 된 IELTS. 영국과 미국의 신학교에서 입학통지를 받고 미국으로 가기로 결정, 한국에 들어와서 여권갱신과 비자를 위해 한국에 들어오게 되었다. 하나님의 인도하심으로 영국, 미국행을 포기하고 한국에서 신학을 공부하기고 결정했다.


2016년 여름, 한국에서 성경공부를 할 수 있는 시간과 신학 그리고 선교학 Th.M을 잘 마쳤다. 그리고 2년 전부터 염두하고 있었던 에딘버러 박사과정을 위해 2015년 초, 사역 중간에 다시 IELTS를 보게 되었다. 입학허가서를 받고 비자를 준비하고...그러나 지금 다시금 영국에서의 공부를 내려놓았다. 


나름의 계획을 세우고 그것을 위해 열심히 달려보지만 결국 그 길을 인도하는 주체는 내가 아니라는 사실을 체험적으로 받아들이는데는 언제나 시간이 필요하다. 스스로의 질문이 더해질 수록 오히려 동기는 더욱 순수해진다. "왜 그렇게까지 공부하려고 하지?", "결국 보여주기가 아닌가?", "결국 안정감을 추구하기 위한 거룩한 핑계이지 않을까?", "사역을 위해 공부를 한다고 말했는데 결과적으로는 주객이 전도되고 있지 않은가?" "난 과연 어떤 주제를 공부하고 사람들을 섬기기를 원하는가?"


공부할 수 있는 재정적 상황이라는 변수가 제거되자마자 내 스스로에게 공부에 대한 욕망(desire)이 없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하나님을 위한 것도, 다른 사람을 위한 것도, 나를 위한 것도 아닌 길이 될 수 있다는 마음에 '학위를 위한' 공부는 내려놓기로 했다. 


사실... 해야할 공부들이 너무도 많다. 학교에 앉아서 하는 공부 말고도 부딪혀 보고 스스로 고민하고 찾아가야 할 주제들이 산더미 같이 많다. 때로는 그러한 중압감에 아무것도 하지 못하는 무기력에 빠지기도 한다.


반추(reflection)의 여정

난 어떤 결정을 하는데에 있어서 시간이 꽤 걸리는 편이다. 긍정적인 단어로는 '신중하다'라고 말할 수 도 있고 부정적인 단어로는 '재는 것이 많다'라고 말할 수도 있을 것이다. 이번 시즌 역시 고민과 기도의 시간이 좀 길어질 것 같다. 


8월22일 그동안 살던 서울 집을 정리하고 책들과 몇 가지의 살림을 수원 본가로 옮기고 

8월23일 소연과 윤서, 수아와 함께 한 달간 비전여행을 떠나기로 했다.


원래 윤서는 중학생이 되면 세계일주를 해보는 것이 꿈이었는데 이 꿈많은 미래 건축학도에게 유럽을 시험삼아 함께 경험시켜주고자 한다. 미래의 파티쉐를 꿈꾸는 수아에게도 좋은 경험이 될 것 같다. 그리고 지난 14년 여동안 아이들 양육에 전념하느라 정작 본인에게는 기회가 주어지지 않았던 소연자매에게도 소중한 시간이 될 것 같다. 단순히 여행을 하는 것 뿐만 아니라 현지에 계신 선배 목사님들과 동료 사역자들을 만나 함께 상황을 나누며 기도하는 여정이 될 것이다. 


오늘 아침 아이들과 함께 예배를 드렸다. 사사기 15장의 삼손은 '레히'에서 목마름에 울부짖고 있었다. 왕상19장의 엘리야는 우상 선지자들과의 싸움에서 이기고도 지금은 '로뎀나무'에서 죽기를 간청하고 있다. 바로 그때 우묵한 곳을 터트리시는 '엔학고레의 하나님'을, '떡과 물을 공급하시는 하나님'을 경험하게 되었다. 아이들과 손잡고 함께 간절히 기도했다. 이번 여정이 샘물과 떡과 물을 경험하는 시간이 되게 해 달라고...


이사와 한달간의 여행 그리고 다음 스텝을 위해서 함께 기도부탁드립니다.


황폐한 곳이 푸른 목초지로 바뀌는 비전을 가지고 살아가는 인성 가족 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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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joshuai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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